"
열무 키우기
"
▶ 밭 만들기
봄 열무는 상추, 쑥갓 등의 채소와 함께 3월 말에서 4월 중순에 파종하므로 밭을 조금 일찍 만든다.
물이 잘 빠지는 밭은 약간의 비탈만 만들어줘도 되기 때문에 이랑의 높이를 5~10㎝로 잡아 심한 비가 오면 물이 빠지는 정도로 한다.
반면에 습한 밭은 이랑의 높이를 20㎝ 이상 높게 만든다.
열무는 습한 밭을 싫어하므로 물 빠짐이 좋은 곳을 골라 심는 것이 요령이다.
파종하기 1~2주 전에 1㎡당 완숙퇴비 2㎏ 정도, 깻묵 2컵(400g) 정도를 넣고 밭을 일구어 놓는다.
가을 열무는 특히 물 빠짐에 유의해서 이랑을 조금 높게 만든다.
우리나라의 9월은 태풍을 동반한 비가 며칠씩 내리는 날이 항상 있다는 걸 감안한다.
▶ 씨앗 준비
여름 파종에 적합한 종자도 판매하고 있으니 심는 시기별로 각기 다른 종류의 씨앗을 준비한다.
잎의 모양에 따라 결각종과 판엽종으로 분리되기도 한다.
결각종은 줄기를 기준으로 잎이 있고 없고가 반복되는 대칭형이고, 판엽종은 잎이 연속적으로 붙어 생긴다.
우리가 말하는 보통 열무는 결각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 파종
준비된 밭에 20~30㎝ 간격으로 줄뿌림한다.
밭이 넓으면 손에 쥐고 쓱쓱 뿌리는 흩어뿌림을 하고 쇠스랑으로 살짝 긁어 흙을 덮어둔다.
씨앗 모양은 무 씨앗과 흡사하다.
줄뿌림을 할 때는 호미를 이용해 밭 흙을 살짝 긁어내고 파종 골을 만든 다음, 골의 중간에 열무 씨앗을 1~2㎝ 간격으로 한 알씩 뿌린다.
5㎜ 정도로 흙을 덮고 물을 흠뻑 뿌려준다.
▶ 자라는 모습
파종 후 5~6일이 지나면 떡잎이 나오고, 며칠 더 있으면 떡잎 사이에서 본잎이 자라기 시작한다. 파종 후 떡잎이 나오는 시기는 기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온이 높으면 일찍 싹이 트고, 낮으면 늦게 싹이 튼다.
열무는 재배시기를 잘 선정해 서늘한 기후가 이어질 때 심으면 누구나 잘 가꿀 수 있는 채소다.
열무에는 벼룩잎벌레가 잘 생기는데, 이 벌레는 떡잎에 상처를 내고 흉터까지 남긴다.
이 벌레는 본잎에도 계속 피해를 준다.
파종 후 4주까지는 벌레 때문에 무척이나 고생을 하지만 날씨가 좋아지면 벌레를 견뎌내고 자라는 걸 볼 수 있다.
봄 재배의 경우, 파종 초기에는 기온이 낮은데다 벌레가 습격해 성장이 더디다.
그러나 5월로 접어들어 기온이 올라가면 왕성하게 자라면서 수확의 기쁨을 준다.
봄 파종 열무는 6월이 되면 꽃대가 올라와 더 이상 채소로는 수확할 수 없다.
이때는 열무를 정리하고 다른 작물을 준비해야 한다.
여름인 8월에 열무를 파종하면 잘 자라다가도 9월의 비바람이 지나고 나면 아랫잎부터 누렇게 변한다.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곳에는 무름병에 걸린 열무가 보이기 시작한다.
8월 파종 열무는 물 빠짐이 좋은 밭에 파종 골 사이를 넉넉하게 잡아서 길러야 한다.
▶ 웃거름주기 및 김매기
열무는 성장이 워낙 빨라 웃거름을 주고 재배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래서 처음 밭을 만들 때 넉넉하게 퇴비를 넣어주고 기르는 것이 좋다.
봄 파종 열무는 풀이 나기 전에 자라기 때문에 풀 걱정이 별로 없다.
이른 봄을 제외한 때에는 모두 풀을 조심해야 한다.
내 밭에는 특히 비름나물이 많이 자란다.
어느 때는 이것이 비름밭인지 열무밭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다.
▶ 솎음수확
파종 3주 후부터 솎음수확이 가능하다.
솎아서 겉절이를 해먹거나 데쳐서 나물을 해먹는다.
열무의 양이 많을 때는 솎아낸 걸 삶아서 시래기로 쓰면 좋다.
겨우내 먹던 억센 시래기와는 차원이 다른 부드러운 봄 향기가 풍기는 연한 시래기를 맛볼 수 있다.
▶ 본수확
파종 후 6~7주쯤 지나 모두 수확해서 김치를 담거나, 남는 열무는 시래기를 만들어 냉동실에 두고 이용한다.
봄 파종 열무 중에 몇 포기는 수확하지 않고 밭에 두면 초여름에 꽃을 볼 수 있다.
기후가 맞으면 씨앗을 맺기도 한다.
이 씨앗을 받아 두었다가 다시 파종하면 좋다.
그러나 대부분 꽃이 피고 꼬투리가 생길만 하면 노린재가 달라붙어 씨앗으로 영글지 못하고 말라버린다.
방충망 등을 씌우고 잘 관리하면 씨앗을 받을 수 있다.
특별한 시설이 없다면 자가채종이 힘든 작물이다.

